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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Q 1:1200 전열함 (Ship of the Line) for WHH 트라팔가 - 2

이번에 1:1200 나폴레오닉 범선을 위해 랫라인을 구매한 Langton Miniature 社 는 사실 페리 미니어쳐와 마찬가지로 가족 레벨의 가내 수공업 기업입니다. 사실 영국에 존재하는 수 백개의 미니어쳐 전문 기업들 중 GW 같이 사옥과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생각외로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량으로 주문을 하게 되면 오히려 판매자가 미안해 하면서 우리는 이 정도로 많이 생산할 능력이 없으니 주문 수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 하기 위한 러시아 전열함과 노를 갖춘 프리깃 등 몇 척을 주문하면서 샘플용 모델에 사용하기 위한 랫라인을 같이 주문했습니다. 랫 라인 자체의 모양이야 훌륭했지만 처음이다보니 길이 조절에도 꽤 애를 먹었고 소재가 쉽게 염색이 되지 않는 폴리에스텔 재질이라서 마무리를 하고 난 이후에도 미묘하게 푸르스름한 원사의 광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신경이 좀 쓰입니다.

하지만 역시 작업 난이도와 소요 시간을 접어 놓고 생각하자면 단지 랫라인을 양현의 채널에 추가해준 것 만으로도 모양새가 훨씬 나아 보입니다. 게다가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다 보니 아직도 못내 마음에 걸리는 마스트 첨단의 굵게 뭉친 실타래에 좀 신경이 덜 쓰이는 듯 합니다.

동시에 작업했던 것이 바로 영국 해군의 64 문 3 등급 소형 전열함이었습니다만 이것도 역시나 리깅을 하면서 실수를 한 탓인지 마스트에 굵게 뭉친 실타래가 거슬립니다. 다만 이쪽도 역시 화려한 (?) 리깅으로 어떻게든 시선을 돌리는데에는 성공한 듯 합니다. 채색 패턴은 1 등급 전열함의 전형적인 넬슨 체크와는 19 세기 초반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패턴으로 도전해 봤습니다.

범선 모델의 맛이라면 역시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리깅과 넓게 펼쳐진 돛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로 아마 플레이용 함대는 18 세기가 다 되도록 갤리선의 노를 저어 돌격하는 러시아 해군이 되긴 하겠지만 이번 샘플 제작을 계기로 약간이나마 리깅과 기타 잔기술에 능해졌으니 다음 번에는 조금더 나은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by Mado | 2009/06/16 10:41 | 트랙백 | 덧글(5)

GHQ 1:1200 전열함 (Ship of the Line) for WHH 트라팔가 - 1

언제나 그렇지만 매력적이다 싶은 새로운 게임 시스템이나 미니어쳐에 대해서는 저항력이 매우 약한 편인지라, 이번에도 여지없이 트라팔가 룰북이 나오자마자 판매 전망과 무관하게 GHQ 모델을 잔뜩 들여와버렸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안팔리면 내가 다 만들어주지! 라는 심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범선 시대나 전열함에 대해서 흔히 말하는 '로망;을 특별히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원래 해전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미니어쳐도 해전이나 이와 유사한 우주 함대전 등을 집중적으로 모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작업 난이도라면 순식간에 만들어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간과했던 것이 있으니....

GHQ 마이크로너츠: 나폴레오닉 시리즈는 역시나 미니어쳐 게임용 스케일이다보니 1:1200 이라는 마이크로 사이즈입니다. 흔히 주변에서 보게되는 목범선들의 스케일이 1:300 ~ 1:100 사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작은 사이즈인지는 쉽게 감이 잡힐듯 합니다. 쉽게 말해서 선체 (hull) 의 길이가 6 cm, 즉 필터를 제외한 담배 한 개피 정도의 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15mm 스케일, 일본식 모형 스케일로 환산하면 약 1:103 스케일의 Flames of War 미니어쳐 보병들에 계급장도 그려넣는데 뭐 이 정도 사이즈의 범선 모델이라면 그다지 어렵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는 페인팅을 마치고 나서 두려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이게 아닌데... 아무리 배틀 세일이라고 그렇지 이렇게 휑할리가 없는데 뭔가 잘못되었습니다. 하지만 조립은 분명 잘못될 일이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페인팅 역시 특별히 어렵다고 할 부분은 없는 데 말입니다. 넬슨 체크라고 흔히 부르는 패턴의 재현도 딱히 나무랄데는 없어 보입니다.

워해머 히스토리컬 홈페이지와 트라팔가 룰북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서 작례를 보고 뭔가 잘못인지 찾아봅니다.
답은 역시 리깅이었습니다.

1:1200 이라는 미니스케일이기에 굳이 리깅같은 번거로운 작업을 하지 않아도 크게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오히려 모델이 작아서 세세한 디테일이 눈에 띄지 않다보니 리깅을 하지 않아서 느껴지는 공백감이 더욱 컸습니다.

그리하여 사실은 매우 귀찮지만 페인팅 안된 주석 덩어리나 못생긴 모델로 게임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투덜거리면서 리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범선 모델이라고 만들어본 것은 약 25 년 전 어린 시절 대강 만들었던 금장 전함 바운티가 전부였기에 사실 이쪽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라고 해도 좋은 상태인지라 좀 걱정이 많이 앞섰습니다.

먼저 HMS Victory 박물관의 웹사이트나 각종 목범선 모델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리깅 방식이나 선체의 각부 구조물 명칭, 그리고 작례들의 사진을 모으면서 패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면 할 수록 이거 뭐 만만히 볼 일이 아니더군요. 하지만 일단 실수가 되었건 성공이 되었건 직접 작업을 하면서 익숙해지기 위해 제작해 놓았던 1 급 전열함 El San Jose 를 실험체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깅용 실. 국내 모형 전문 매장에서 목범선에 사용되는 스페인 Artesania 社 의 0.15mm 코튼 쓰레드를 구했습니다만 역시나 스케일의 문제가 있어서인지 실의 굵기가 모델의 야드암 굵기가 나와버리는 관계로 실패. 다시 주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Anchor Alcazar 社 의 비스코스-레이온사 라고 합니다만 동대문 상가를 다 뒤져봐도 입수가 불가능한 물건이기에 포기하고 대체품을 찾아나섰습니다.

그리하여 구한 것이 폴리에스텔 코팅이 되어있는 면사, Coats & Clark 社의 제품입니다. 굵기나 실 표면의 보풀이 생기는 문제에선 어느 정도 답이 나왔기에 사용해 보았습니다. 이리저리 고생하며 의료용 핀셋 한 쌍과 점성이 낮은 순간 접착제를 가지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역시나 첫 작업이다보니 쓰레드가 팽팽하지 (taut) 않고 쳐진다거나 마스트에 고정할때에 실패하여 순간 접착제가 갑판으로 흘러내리거나 아니면 너무 두껍게 마스트에 감겨 삭구처럼 보인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속속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슈라우드/랫라인을 연결해야 하는 현측의 채널 (channels) 바로 위의 현측에 구멍을 뚥고 리깅을 하는 실수를 해서 나중에 랫라인을 작업하게 되면 쓰레드끼리 겹치는 사태를 나중에서야 발견한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결국 랫라인을 아예 부착할 방도가 없어지기에 어쩔 수 없이 과감히 토치를 사용해서 기존의 리깅을 전부 태워버리고 새로 구멍을 뚫어 재작업을 했습니다.

작업을 하는 김에 느슨했던 실도 다시 신경써서 팽팽하게 만들려고 노력은 했지만 역시나 지금 눈에 가장 거슬리는 것은 마스트 첨단의 굵게 뭉쳐진 실이네요. 저 부분엔 삭구가 있을리도 없는데...멀리서 보면 잘 보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또다른 문제라면 코팅된 실 자체의 굵기와 탄성으로 인한 특성 때문에 접히거나 휘어지는 부분에서 바로 각이 나오지 않고 자기 방향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나타나는 점입니다. 덕분에 마스트 끝이나 현측의 구멍에서 나오는 부분에서 눈에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이쯤에서 만족하고 현재는 해외에 주문해놓은 랫라인이 도착하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작업했던 64 문 전열함도 있는데 비슷한 수준에서 작업이 된 듯 하고 더 나은 소재의 실을 한 번 수소문해 본 후 남아있는 74 문 전열함과 5 급 프리깃에도 리깅 작업을 해볼까 합니다.

랫라인이 도착하여 일단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다시 이어지는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by Mado | 2009/05/27 09:25 | 워해머 히스토리컬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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